비가 오는 날에는 무슨 생각하세요?
비가 오는 날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비 오는 날에 주로 이런 생각들을 한다.
1. 비가 오는 날이면 추억에 잠긴다.
어릴 적, 나는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집 앞에는 바다가 집 뒤에는 산이 있어서 사시사철 일만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공부해라”라는 말보다는 “일 안하고 뭐하냐?”, “낼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야 한다이, 빨리 자!” 몰래 책 읽거나 공부하다 부모님이 나오는 인기척마다 불끄고 자는 척해야 했던 날이 더 많았던 시골 생활이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비가 오는 날이 더 좋았었다. 비 오는 날이면 친구들과 비를 맞으며 논밭을 뛰어다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 번은 폭우가 쏟아지는 날, 친구들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다. 비 때문에 발이 미끄러지고 옷이 흠뻑 젖었지만, 우리는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뛰어다녔다.
운동장이 거대한 진흙탕이 되었고, 우리는 그 속에서 넘어지고 구르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중에 집에 돌아갔을 때, 어머니는 너무 더럽다고 꾸짖으셨고, 잠시 서운한 마음이 있었지만, 나의 얼굴에 묻은 행복한 미소를 보고 당신도 미소 짓는 모습에 서운함은 금새 사라졌었다. 지금도 비가 오는 날이면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때의 순수한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2. 비가 오는 날이면 음악에 푹 잠긴다.
비 오는 날이면 항상 떠오르는 곡이 몇 곡 있다. 그 중에 한가지를 꼽으라 하면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빗소리와 어우러져 이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대학 시절,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곤 하던 어느 날,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도서관 창가에 앉아 노트북으로 과제를 하던 중, 우연히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 빗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노라 존스의 목소리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날려버리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 이후로 이 노래로 안정감을 찾는 날이 많아졌다. 특히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 곡을 듣곤 한다. 빗소리와 음악이 함께 만들어내는 그 평온한 순간은 지금도 나에게 큰 위안이 된다.
3. 비가 오는 날이면 책을 꺼내 들곤 창가로 간다.
나는 한번 책을 접하면 끝까지 보고야 마는 성미라서 이틀 꼬박 책만 읽은 적도 있다. 어느 비 오는 날, 집에 머물며 읽었던 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있다. 대학 시절, 어느 장마철의 주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밖에 나갈 수 없었다. 나는 방 안에 틀어박혀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 속 매콘도 마을의 마법 같은 현실과 복잡한 인물 관계에 빠져들며,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장을 넘겼다. 비 오는 날의 고요함과 책 속의 풍부한 이야기 덕분에, 나는 마치 매콘도 마을에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되었다. 상당히 난해한 구조의 책 내용과 충격적인 내용도 상당히 있어서 받아 들이기 힘든 경험이기도 했지만 비 오는 날 읽은 사항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던 것 같다. 이 경험 덕분에 "백년의 고독"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비 오는 날 다시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다.
4. 비가 오는 날이면 느긋한 마음으로 생각을 정리하기 딱 좋다.
비 오는 날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비 소리가 창을 두드리는 소리는 규칙적으로 들려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몇 년 전, 가정에서 직장에서 모두 나를 매우 지치게 하는 일이 한꺼번에 밀려 왔었다. 몇 주일을 매우 힘들게 마음과 몸이 잔뜩 지쳐 있을 무렵 비가 내렸다.
비 내리는 주말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나는 지난 몇 달간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무엇이 나를 그렇게 지치게 만들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비 오는 날의 고요함이 나에게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제공한 셈이다. 그 이후로는 비가 오면 차분히 마음을 가라 앉히고 생각 정리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지금은 비가 오는 날은 고맙게 느낄 때가 많다.
5. 비가 오는 날이면 감성적 기분에 빠져 든다.
비 오는 날이면 평소보다 더 감성적이 되어, 작은 것에도 쉽게 감동을 받기 쉽다. 언젠가 나는 비 오는 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친구들의 이야기에 빠져 들기도 하고 주변 상황에 웃음지어지고 왠지 차분한 마음이 되어 그 날은 뭐든 고맙게 느껴지는 날이었는데. 한 연인이 카페로 들어왔다.
카페로 들어오는 모습이 창문으로 보였는데 젊은 커플은 하나의 우산을 함께 쓰고 있었고, 남자는 여자가 젖지 않도록 우산을 그녀 쪽으로 기울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왠지 모를 따뜻함과 감동을 느꼈다. 그 작은 배려의 순간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나도 그런 배려심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비 오는 날의 이런 작은 순간들이 큰 의미로 다가오곤 한다. 보통의 날 보다는 더욱 감성적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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