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x250






🌸 그림 속 계단을 오르다 – 순천 정채봉 벽화길에서
순천 여행길, 우연히 마주한 정채봉 작가의 벽화골목에서
나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한 계단씩 오르고 있었다.
그림 속 계단을....
분명 벽에 그려진 그림인데,
그림이라는 걸 잊고 발을 디디고픈 계단.
누구든 처음 이 계단 앞에 서면
“어, 이거 진짜 아니야?”라고 할 듯하다.
나도 그랬다.
마치 다른 차원으로 이어지는 통로처럼 신기하고,
또 어딘가 따뜻했다.
오누이와 나란히 그 계단을 오르며
나는 정채봉 작가의 글귀들을 떠올렸다.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자”
“멀리 가는 향기는 조용히 남는다”
벽화 곳곳에 숨은 문장들이
마음속에서 조용히 피어났다.
계단을 오르는 짧은 순간이
왠지 모르게 긴 여정처럼 느껴졌다.
그림 속 길손이와 감이가 되어
동화 속을 걷는 듯한 기분.
손을 꼭 잡고 조심스레 한 걸음씩.
무언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지켜주는 온기 같은 것.
사진도 한 장 남겼다.
그림과 현실이 겹쳐진 그 계단 위에서.
보는 이마다 “정말 그림 맞아?” 하고 되묻게 될 장면.
그 속의 나와,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분명 같은 사람이지만
어딘지 마음결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그림이 길이 되고,
길이 마음이 되는 곳.
순천 정채봉 벽화길,
잠시 동화 속에 머물다 나온 듯한 따뜻한 하루였다.
반응형